주님,
저는 롯처럼 쉽게 떠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익숙함을 핑계로 한 걸음 더 머무는 사람입니다.
경고를 들어도 계산하고,
말씀을 들어도 ‘조금만 더’ 미루는 연약함이
오늘도 제 안에 숨 쉬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주님,
제가 붙들고 있는 것보다
저를 붙드신 주님의 자비가 더 크다는 사실을
이 아침에 다시 믿습니다.
제가 결단해서 살아난 인생이 아니라,
지체하는 제 손을 끝내 놓지 않으시고
여기까지 끌어내신 은혜의 역사 위에
제가 서 있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주님,
제가 안전하다고 착각하는 자리에서
실은 숨이 막히고 있지는 않은지,
제가 평범하다고 부르는 일상 속에
하나님 없이도 괜찮다고 말하는 교만이
조용히 자라고 있지는 않은지
제 마음을 말씀의 빛으로 비추어 주옵소서.
익숙함에 머물 때
저를 책망보다 은혜로 흔들어 주시고,
말씀을 가볍게 흘려들을 때
두려움이 아니라 생명을 향한 깨어 있음으로
제 귀를 다시 여시옵소서.
오늘 하루,
제 손의 힘을 신뢰하지 않게 하시고
붙잡혀야만 살 수 있는 존재임을
담담히 인정하게 하소서.
제가 스스로 성을 벗어났다고 착각하지 않게 하시고,
끝까지 놓지 않으신
주님의 손에 의해 걷고 있음을
하루의 매 순간마다 깨닫게 하소서.
주님,
오늘도 저를 성 밖으로 이끄시는 그 손을 의지하여
두려움이 아니라 소망으로,
망설임이 아니라 순종으로
한 걸음씩 걷게 하소서.
저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서 손을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