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처음부터 죄인으로 창조되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선하게 창조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기뻐하며 자발적으로 순종할 수 있는 자유롭고 책임 있는 의지를 가졌습니다. 죄를 지어야 할 필연성도 없었고, 죄를 짓도록 강요하는 환경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는 불변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피조물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순종할 수도 있었지만, 순종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두신 것은 인간을 넘어뜨리기 위한 덫이 아니었습니다. 그 열매 자체에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독성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 나무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언약의 표지였습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에덴동산의 중심이 금지가 아니라 풍성한 허용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아담에게 이 동산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선과 악의 최종 기준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떠나 독립적으로 살 수 없는 존재임을 나타내는 나무였습니다.
하나님은 왜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을까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것은 도덕적 자율성이 아니었습니다. 도덕적 자율성은 하나님과 독립하여 인간 스스로 선과 악의 최종 기준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인간이 선악과를 먹으며 차지하려 한 자리였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는 기계나 로봇으로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해하며, 그 말씀에 인격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아담은 하나님을 거역할 수 있는 능력적 가능성은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님을 거역할 도덕적 권리를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강요 없이 자기 의지로 범죄했기 때문에 죄의 책임은 아담에게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죄를 지으라고 자유를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자발적으로 순종할 수 있는 자유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자유를 하나님을 사랑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으로부터 독립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허용일까요?
우리는 사랑을 종종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모두 허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랑은 무조건적인 허용이 아닙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고 해서 자녀가 원하는 것을 모두 허락하지 않듯이, 해로운 것을 금지하고 위험한 행동을 막는 것도 사랑입니다.
도로의 신호등과 속도 제한이 운전자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자유가 생명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경계인 것처럼, 하나님의 명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먹지 말라”는 말씀은 인간을 괴롭히기 위한 방해물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 안에 머물도록 주신 사랑의 경계였습니다. 하나님의 금지는 사랑의 반대가 아니라, 하나님을 떠나 죽음으로 향하지 않도록 보호하시는 사랑의 질서입니다.
인간의 죄보다 앞선 하나님의 구원 계획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범죄할 것을 모르지 않으셨습니다. 인간의 타락은 하나님께 일어난 뜻밖의 사고가 아니었으며, 하나님께서 인간이 범죄한 뒤에 당황하여 급히 구원의 방법을 찾으신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아셨다는 사실과 하나님이 죄를 짓게 하셨다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뱀은 인간을 유혹했지만 강제로 열매를 먹이지 않았고, 하나님도 인간의 의지를 억지로 악하게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했습니다. 그러므로 죄의 책임은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에게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타락한 다음에야 구원 계획을 세우신 것이 아닙니다. 베드로전서 1장 20절은 그리스도께서 창세 전부터 우리의 구속자로 미리 정해지셨다고 말씀합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범죄 때문에 급히 마련된 임시 대책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세 전부터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기 백성을 구원하실 영원한 뜻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유롭고 책임 있는 존재로 창조하셨고, 인간은 그 자유를 남용하여 타락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인간의 죄는 역사 속에서 시작되었지만, 죄인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은혜는 창세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