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잔칫집 한가운데서 포도주가 떨어졌던 그 순간처럼
오늘 제 인생 한복판에도
말하지 못한 결핍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바닥난 항아리를
들키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주님,
사람이 많으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함께 있으면 버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군중은 제 기쁨을 채워주지 못했고,
사람의 말은 제 공허를 바꾸지 못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제가 은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은혜가 없으면 무너지는 사람임을
정직하게 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주님,
마리아처럼 말하게 하소서.
설명하지 않고, 포장하지 않고,
핑계 없이 이렇게 말하게 하소서.
“주님, 제게 포도주가 없습니다.”
“주님, 저는 다 썼습니다.”
“주님, 제 힘으로는 더 이상 기쁨을 만들 수 없습니다.”
주님,
제가 원하는 것은 당장의 문제 해결이지만
주님은 언제나 제 영혼의 구원을 보신다는 것을
오늘 다시 믿게 하소서.
형식의 물이 아니라
십자가의 포도주로
저를 살리시는 분이
바로 주님이심을 잊지 않게 하소서.
주님,
이제 제 귀를 열어
주님의 말씀을 기다립니다.
그 말씀이 이해되지 않아도,
상식에 맞지 않아 보여도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겠습니다”
이 고백을 제 삶의 태도로 살게 하소서.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일처럼
작고 단순한 순종을 미루지 않게 하시고,
손해처럼 보이는 길 앞에서도
주님을 신뢰하며 한 걸음 내딛게 하소서.
주님,
제가 아직 포도주를 보지 못했어도
순종의 발걸음을 떼는 그 순간에
이미 주님은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오늘 하루,
빈 항아리를 붙들고 사람을 바라보는 삶이 아니라
빈 항아리를 들고
예수님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게 하소서.
맹물 같던 제 인생을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식으로
새 포도주로 바꾸실 것을 기대하며
우리의 참 신랑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