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주님,
창밖에는 소리 없이 눈이 내려앉고,
차가운 겨울바람에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아침입니다.
미끄러운 빙판 위를 걷듯, 새로운 땅을 밟고서도
옛 습관에 비틀거리는 저의 모습이 마치 걸음마를 떼는 서툰 아이 같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붙들어 주소서.
누군가가 인생의 빙판길에서 넘어져 무너진 모습을 보았을 때,
그것을 날카로운 사실의 고드름으로 찔러 나의 가십거리로 삼지 않게 하소서.
‘맞는 말’이라는 차가운 명분 뒤에 숨어 타인의 아픔을 전시하는 잔인함을 제 입술에서 녹여 주소서.
주님,
오늘 하루는 뒷걸음질 칠 수 있는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부끄러움이 추위 속에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 그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고,
조용히 등을 돌려 다가가는 법을 알게 하소서.
나의 옳음으로 상대를 발가벗겨 더 춥게 만들기보다
나의 침묵으로 그에게 따뜻한 겉옷을 입혀주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그의 존엄이 지켜지도록,
이 미끄러운 길 위에서 기꺼이 불편한 걸음을 걷는 자가 되게 하소서.
완전하지 않은 제가 또 다른 불완전한 이를 품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이 저의 시린 영혼을 먼저 덮어주셨기 때문입니다.
나의 수치를 들추지 않으시고 말없이 감싸 안으신 그 넓은 품을 기억하며,
오늘 저도 누군가에게 눈보라를 막아주는 작지만 따뜻한 지붕이 되어주려 합니다.
비틀거리는 걸음마다 당신의 온기를 채우시고,
나의 부족함이 오히려 사랑이 흐르는 통로가 되게 하소서.
감사드리며, 나의 모든 추위와 어둠을 덮으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