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작정, 우연이 아닌 계획
우리는 종종 삶의 여러 사건들을 우연의 연속으로 여기곤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의 삶과 세상이 결코 우연에 맡겨진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제8문은 “하나님은 그의 작정들을 어떻게 시행하십니까?”라고 묻고, “하나님은 그의 작정들을 창조와 섭리의 사역을 통해 시행하십니다”라고 답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즉흥적으로 운영하시거나 갑자기 계획을 바꾸시는 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모든 일을 자신의 뜻과 계획 가운데 다스리시며, 그분의 작정은 모든 일을 잃지 않고 사용하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작정은 창조 이전에 존재했습니다. 에베소서 1장 4절은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사랑, 구원 계획, 그리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세상이 창조되기 전부터 이미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신 후에야 구원을 생각하신 것이 아니라, 구원을 먼저 계획하시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타락에 대한 ‘플랜 B’나 급한 응급처방이 아니었습니다. 창세 전에 이미 어린양이 준비되어 있었고, 하나님은 인간의 타락을 미리 알고 계셨습니다.
사랑의 자유와 하나님의 섭리
만약 하나님께서 인간이 죄를 지을 것을 아셨다면, 왜 아예 죄를 지을 수 없는 인간을 만들지 않으셨을까요? 많은 신학자들은 하나님께서 로봇을 원하지 않으셨다고 말합니다. 사랑은 반드시 자발성, 인격성, 그리고 관계를 포함하며, 관계에는 언제나 거절의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C.S.
루이스의 말처럼 “자유 없는 사랑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사랑할 자유를 주셨고, 동시에 거절할 자유도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는 인간의 거절할 자유까지도 생각하시면서, 십자가라는 선하신 계획과 완전한 구원을 이루실 것을 작정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와 작정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성경은 “왜 하나님은 죄를 허락하셨는가?”라는 질문보다 “왜 하나님은 죄인을 끝까지 사랑하셨는가?”에 더 큰 관심을 둡니다. 만약 타락이 없었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능력은 알았겠지만, 하나님의 용서와 십자가의 사랑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거스틴은 “하나님은 악을 직접 만드시지 않지만, 악을 허락하심으로 더 큰 선을 이루신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지을 것을 아셨지만, 사랑 없는 안전보다 사랑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셨고, 인간이 그 자유를 죄로 사용했을 때 친히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창조보다 먼저 있었던 것은 인간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의 작정과 섭리는 우리의 삶에 깊이 적용됩니다. 여러분의 인생, 존재, 이 시대에 태어난 것, 이 교회에 온 것, 오늘 이 말씀을 듣는 것 모두 우연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뿐만 아니라 다스리시는 분, 곧 섭리하시는 분이십니다.
마태복음 10장 29-30절 말씀처럼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이 아니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라고 하셨습니다. 참새 한 마리,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하나님의 섭리 밖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취업, 결혼, 사업, 실패, 눈물, 질병, 고난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손 밖에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약 예정과 섭리가 없다면, 우리의 고난과 눈물, 질병과 실패는 모두 의미 없는 우연일 뿐입니다. 설명 없는 고통이자 목적 없는 눈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정과 섭리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네가 이해하지 못해도 하나님은 이해하고 계신다. 네가 길을 몰라도 하나님은 길을 알고 계신다.
네가 지금 울고 있어도 하나님은 목적 없이 울게 하지 않으신다.” 로마서 8장 28-29절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예정하사”라고 선포합니다. 우리의 고난, 눈물, 실패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예정론, 사랑의 교리
예정론의 결론은 단순히 “하나님이 다 정했다”가 아닙니다. 예정론의 진정한 결론은 “하나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다”입니다. 예정론은 차가운 교리가 아니라 사랑의 교리입니다. “네가 하나님을 붙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너를 붙들고 계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은 우연이 아니다. 내 만남도 우연이 아니다.
내 눈물도 우연이 아니다. 내 실패도 우연이 아니다. 내 구원도 우연이 아니다. 창세 전에 나를 사랑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나를 붙들고 계신다. 그리고 끝까지 나를 놓지 않으실 것이다.” 하나님의 작정과 섭리 안에서 우리는 흔들림 없는 사랑과 소망을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