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읽는 묵상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이 평소처럼 돌아갈 때 하나님에게서 멀어집니다. 알람 소리에 일어나고, 급히 씻고 집을 나섭니다. 출근길 지하철은 여전히 붐비고, 학교와 회사에서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을 만나고, 저녁이 되면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옵니다. 문제는 이런 일상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잘 살아내는 것'과 '잘 믿는 것'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기 시작합니다. 회사 일도 하고, 사람들과 관계도 유지하고, 주일 예배도 드립니다. 겉으로 보면 특별히 무너진 곳이 없어 보입니다.
이사야 시대의 백성들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성전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제사를 멈춘 적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종교적으로는 누구보다 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내 마당만 밟을 뿐이라." 하나님께서는 제물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문제는 그들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점점 중요하지 않은 분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면, 업무 보고가 늦어진 것은 금방 알아차리면서도 기도가 메말라 가는 것은 쉽게 지나칩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색해지는 것은 민감하게 느끼면서도 하나님과 멀어지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하나님 없이도 일상이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 사실 우리의 영혼은 가장 위험한 자리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그런 백성을 향해 뜻밖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이미 충분히 실망하셨을 법한데도 하나님은 여전히 대화를 시작하십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여전히 돌아올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하루도 바쁜 일정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 보십시오.
나는 하나님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힘든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 없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든 것인가.
나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가장 먼저 살피는가? 일정과 성과인가, 아니면 하나님과의 관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