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았을까

이지열은혜이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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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묵상

월요일 아침이 되면 우리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확인합니다. 밀린 연락을 정리하고, 일정을 점검하며, 이번 주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결과를 생각합니다. 하루를 잘 시작한다는 것은 대개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빠르게 움직이며, 실수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은 포도원의 크기나 울타리의 높이를 보지 않으십니다.

땅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갈았는지, 망대를 얼마나 튼튼하게 세웠는지도 최종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다리신 것은 열매였습니다. 하나님은 좋은 땅을 마련하시고, 돌을 골라내시며, 가장 좋은 포도나무를 심으셨습니다.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맺힌 것은 좋은 포도가 아니라 들포도였습니다. 겉으로는 포도처럼 보였지만, 먹을 수 없는 쓰고 신 열매였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럴 수 있습니다.

일정은 가득하고, 맡은 일은 성실하게 감당하며,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갑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조급함이 쌓이고, 사람을 대하는 말에는 날이 서며, 내 자리와 이익을 지키느라 다른 사람의 몫을 좁히기도 합니다.

이사야 시대의 사람들은 집에 집을 더하고 밭에 밭을 이어 붙였습니다. 자기 삶을 넓히는 동안 다른 사람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번영 속에서 정의를 찾으셨지만 폭력을 보셨고, 공의를 기다리셨지만 억울한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들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단지 “얼마나 해냈느냐?”고 묻지 않으십니다. “네 곁의 사람은 너로 인해 조금 더 안전했느냐?” “네가 내린 결정 때문에 누군가는 숨 쉴 공간을 얻었느냐?” “네가 지나간 자리에는 성과만 남았느냐, 아니면 사랑도 남았느냐?”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를 절망시키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들포도를 보여 주시는 것은 우리를 버리셨기 때문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돌이키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경고는 파괴를 즐기는 심판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사랑하는 포도원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기를 바라시는 주인의 아픈 부르심입니다. 오늘의 소망은 우리가 의지를 다해 좋은 열매를 만들어 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참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붙어 있는 데 있습니다. 주님께 붙어 있을 때 우리의 조급함이 오래 참음으로, 욕심이 나눔으로, 무관심이 돌봄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됩니다. 오늘 한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는 것, 내 이익만 생각하지 않고 공정하게 결정하는 것, 바쁜 중에도 누군가의 형편을 한 번 더 살피는 것, 상처를 주는 말을 삼키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 그 작은 순종이 하나님께서 기다리시는 좋은 열매일 수 있습니다. 월요일은 나를 증명해야 하는 첫날이 아닙니다.

주님의 생명이 내 말과 선택을 통해 작은 열매로 나타나는 첫날입니다.

오늘 내가 ‘잘해내는 것’에 몰두하느라 누군가의 자리나 마음을 좁히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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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열은혜이음교회

은혜이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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