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수록 사람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더 강하게 붙듭니다

이지열은혜이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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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묵상

불안할수록 사람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더 강하게 붙듭니다. 계획을 더 촘촘하게 세우고, 실수하지 않으려 애쓰며,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삶이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통제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더 쉽게 지칩니다. 모든 일이 내가 예상한 대로 움직여야 안심할 수 있고, 작은 변수 하나에도 평안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전혀 다른 곳에서 소망을 시작합니다.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

이새의 집안은 한때 다윗 왕조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사야가 바라본 현실은 울창한 나무가 아니라 밑동만 남은 그루터기와 같았습니다. 나라의 힘도, 왕의 권위도, 백성의 기대도 잘려 나간 듯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그루터기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끝난 자리였지만, 하나님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자리였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미 잘되고 있는 것을 더 잘되게 하시는 방식으로만 일하신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이 풀리지 않으면 하나님도 멀어진 것처럼 느끼고, 가진 것이 줄어들면 가능성도 사라졌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로 우리가 의지하던 힘이 약해진 자리에서, 누가 우리의 진짜 소망인지 드러내십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왕은 인간의 능력으로 나라를 세우지 않습니다. 그 위에는 여호와의 영, 곧 지혜와 총명과 모략과 재능과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이 머뭅니다. 이 왕은 눈에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사람들의 말만 듣고 결정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가난한 사람과 힘없는 사람의 사정을 정확히 살피며, 억울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복된 이유는 단지 하나님께서 우리의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시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맡길 만한 분이 어떤 왕이신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잘못 보지 않으십니다. 소문에 흔들리지 않으십니다. 힘 있는 사람의 편에 서서 약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형편을 오해하지 않으시며,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한 마음까지 바르게 판단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보고 있는 현실이 마지막 판단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내 계산보다 하나님의 지혜를 신뢰하고, 사람들의 평가보다 왕이신 그리스도의 판단에 마음의 무게를 싣는 것입니다.

본문은 이 왕이 다스리는 세상을 놀라운 모습으로 보여 줍니다.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살고, 표범과 어린 염소가 함께 누우며, 어린아이가 그들을 이끕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동물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평화로운 풍경이 아닙니다. 강한 존재가 약한 존재를 삼키는 질서, 누군가 살아남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밀어내야 하는 세상이 끝난다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경쟁이 당연한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자신을 증명해야 하고,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더 강해 보여야 한다고 배웁니다. 그래서 마음이 약해질수록 날카롭게 말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먼저 거리를 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에서는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지배하지 않습니다.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남는 대신, 서로를 인정하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갑니다.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온 세상에 충만해질 때, 두려움이 관계의 주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흩어진 백성을 다시 모으시고, 그들이 돌아올 큰길을 만드십니다. 우리에게도 돌아가고 싶지만 길을 찾지 못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다시 가까이 가고 싶지만 반복된 실패가 부끄럽고,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며,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마음의 힘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네가 알아서 길을 찾아 돌아오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왕이신 예수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돌아갈 길이 되어 주십니다.

예수님은 이새의 뿌리에서 나신 왕이십니다.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셨고, 세상의 폭력과 죄를 자신의 몸으로 담당하셨으며, 부활하심으로 그루터기 같은 인생에도 새 생명이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복된 삶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삶이 아닙니다. 불안이 전혀 없는 삶도 아닙니다.

복된 삶은 마음의 무게를 맡길 왕이 있는 삶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하게 버티는 힘만이 아닙니다. 나보다 지혜롭고, 나보다 선하시며, 나를 정확히 아시는 예수님께 제대로 기대는 것입니다. 내가 붙잡은 것들이 흔들려도, 나를 붙드시는 왕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내 눈에 길이 보이지 않아도, 주님은 돌아갈 길을 만드십니다. 끝난 것처럼 보이는 자리에서도 하나님은 다시 싹을 내십니다.

오늘 나는 하나님의 성품보다 무엇을 더 안전하다고 여기며 마음의 무게를 싣고 있습니까?

그것을 왕이신 예수님께 맡긴다면 오늘 나의 선택 하나는 어떻게 달라지겠습니까?

기오문

왕이신 주님, 저는 주님을 의지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마음을 맡기며 살아왔습니다. 계획이 어긋나지 않아야 안심했고,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제 자리가 안전하다고 느꼈으며, 충분한 능력과 형편을 갖추어야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님, 제가 붙잡은 것들은 제 마음을 지켜 주기보다 더 많은 염려를 요구했고, 저는 쉬지 못한 채 삶의 무게를 계속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오늘 그 무게를 주님께 내려놓습니다.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것만 현실이라고 부르지 않게 하시고, 눈에 보이는 형편보다 주님의 지혜를 더 신뢰하게 하옵소서.

사람들의 말과 표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하시며, 저를 오해하지 않으시고 정확히 판단하시는 주님의 시선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옵소서. 두려움 때문에 사람을 공격하지 않게 하시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먼저 마음을 닫지도 않게 하옵소서.

제 안에 왕으로 다스리셔서 강한 사람 앞에서는 비굴하지 않고, 약한 사람 앞에서는 교만하지 않으며, 주님의 성품을 따라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게 하옵소서.

돌아갈 길을 잃은 마음에는 친히 큰길을 내어 주시고, 끝난 것처럼 보이는 자리에서는 주님이 준비하신 새싹을 기다리게 하옵소서. 오늘 제가 잘 버티는 사람으로만 살지 않고, 주님께 잘 기대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저를 붙드시는 왕,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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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이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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