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계획 밖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 그것을 불안해 하는 인간

이지열은혜이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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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묵상

우리는 흔히 악을 거창하게 생각합니다. 거짓말을 하고, 남을 속이고, 법을 어기는 것만 악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시편 10편이 보여 주는 악의 시작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합니다. 악인은 하나님을 대놓고 부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힘과 계산을 더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본문 속 악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가 “하나님은 없다”라고 입으로 선언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그저 하나님 없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조금 모이면 괜찮을 것 같고, 경력이 쌓이면 불안이 사라질 것 같고, 사람들의 인정만 얻으면 안전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원래 무엇인가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문제는 의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붙들고 사느냐입니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합니다. “실력을 키워라.” “네 미래는 네가 책임져라.” “남에게 기대지 말고 스스로 증명해라.” 물론 노력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노력 자체보다, 그것이 주는 ‘통제감’을 사랑하게 됩니다.

계획표를 세우고, 통장을 확인하고, 미래를 계산하면서 마치 내 인생을 내가 지켜 낼 수 있을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흔들립니다. 건강도, 관계도, 직장도, 감정도 어느 날 갑자기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깨닫습니다. 내가 붙들고 있던 것이 생각만큼 단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의인을 “강한 사람”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의인은 하나님께 맡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자기 힘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하나님을 더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믿음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하나님이 여전히 일하고 계심을 믿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를 붙들고 있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의존입니다. 결국 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차이는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붙들고 살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내 마음을 가장 안정시켜 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입니까, 아니면 언젠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나의 계산과 확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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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열은혜이음교회

은혜이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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