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읽는 묵상
우리는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입니다. 이미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큰소리쳤다는 이유로, 이제 와서 잘못을 인정하면 그동안의 수고가 모두 헛수고가 될 것 같아 쉽게 돌아서지 못합니다.
직장에서는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기보다 그 판단을 정당화할 이유를 찾고, 관계에서는 먼저 건넨 날카로운 말을 사과하기보다 상대방에게도 잘못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사사기 21장의 이스라엘도 그랬습니다. 자신들이 내린 결정으로 베냐민 지파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슬퍼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경솔한 맹세를 돌아보기보다 또 다른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자신들이 만든 문제 앞에서 눈물은 흘렸지만, 그 문제를 만들어 낸 자신의 태도는 바꾸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상황을 바꾸려고 애쓰지만, 그 상황을 대하는 자신의 고집과 태도는 좀처럼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앙은 언제나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선택 앞에서도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고,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여 다시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일터와 배움의 자리, 관계 속에서도 모든 판단이 옳을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계획을 수정해야 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하며, 이미 걸어온 길에서 돌아서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잘못된 길을 끝까지 지키는 것보다, 옳은 길로 돌아서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자신의 옳음을 끝까지 증명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은혜로 받아들여진 사람이기에,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할 자유를 줍니다. 오늘은 내가 옳았음을 증명하는 하루보다, 하나님 앞에서 조금 더 정직해지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기도문
주님,
제가 내린 판단이 언제나 옳을 수 없음을 인정하게 하소서.
잘못을 발견했을 때 자존심 때문에 고집하지 않게 하시고,
이미 들인 수고가 아까워 잘못된 길을 계속 걷지 않게 하소서.
오늘 맡겨진 일과 사람들 앞에서 저의 옳음을 증명하기보다
진실하고 책임 있게 행동할 용기를 주소서.
실수와 부족함 속에서도 다시 시작하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의지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