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읽는 묵상
기드온은 참 묘합니다. 에브라임 사람들이 거칠게 따질 때는 자신을 낮추며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냅니다.
그런데 조금 뒤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이 자신을 돕지 않자 그는 분노합니다.
그리고 결국 세바와 살문나 앞에서는 형제의 죽음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까지 드러냅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떤 순간에는 지혜가 나오고, 어떤 순간에는 상처가 나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참을 수 있는데 이상하게 어떤 사람의 말에는 마음이 확 올라옵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순간 예민해집니다. 그래서 상황은 우리를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숨어 있던 것을 밖으로 꺼내 놓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기억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승리가 내 문제를 끝내 주지는 않습니다.
때로 승리가 내 안의 문제를 더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기드온은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자기 마음의 모든 전쟁에서 이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이런 기드온을 통해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건져내십니다. 이것은 기드온의 분노가 옳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놀라운 것은,
하나님은 부족한 사람을 사용하시면서
그 사람의 부족함까지 드러내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다 고친 다음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시면서 고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내 안에서 예상하지 못한 감정이 올라온다고 너무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그 순간 이렇게 물으면 됩니다.
“왜 저 사람이 저럴까?”보다
“왜 나는 이것에 이렇게 반응할까?”
그 질문에서 하나님이 오늘 나를 새롭게 하실 자리가 보일 수 있습니다.
요즘 유난히 나를 화나게 하거나 예민하게 만드는 일은 무엇입니까?
그 상황은 내 안의 무엇을 보여 주고 있습니까?
기도문
주님,
상황과 사람만 탓하다
제 마음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뜻밖의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에도
저를 정죄하기보다 저를 살피게 하시고,
제 안의 상처와 욕심을 주님 앞에 가져가게 하소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오늘도 사용하시며 고쳐 가시는
주님의 은혜를 믿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