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읽는 묵상
우리는 마음속에 하나의 조건을 정해 놓고 살아갑니다. “이번 일만 잘 끝나면 마음이 편해질 거야.” “검사 결과만 괜찮으면 더는 걱정하지 않을 거야.” “이 사람과의 문제만 해결되면 다시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거야.” “경제적인 형편만 조금 나아지면 하나님도 더 잘 섬길 수 있을 거야.” 그러나 막상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평안이 찾아오기보다 다른 걱정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취업하면 직장생활이 걱정되고, 결혼하면 관계가 걱정되며, 돈이 생기면 잃을까 두렵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건강이 걱정이고, 자라면 진로가 걱정입니다. 우리는 문제가 끝나면 불안도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불안은 새로운 이유를 찾아내는 데 매우 능숙합니다.
오늘 말씀에는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세 나라가 등장합니다. 앗수르는 누구도 상대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제국이었습니다. 여러 나라를 짓밟고 사람들을 억압했습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앗수르가 역사의 주인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앗수르의 멍에를 꺾고 그들이 지운 짐을 벗기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무도 멈출 수 없을 것 같았지만, 하나님께서 멈추시면 멈추게 됩니다. 블레셋은 자신을 위협하던 힘이 약해지자 기뻐했습니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너무 일찍 안심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한 가지 위협이 사라졌다고 해서 인생의 모든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압은 성읍과 요새와 재물을 의지했습니다. 오랫동안 쌓아 온 것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재앙이 찾아오자, 그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사람들은 울며 도망치지만, 그들이 의지하던 우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합니다.
세 나라의 형편은 달랐지만, 모두 같은 착각 속에 살았습니다. 앗수르는 자신의 힘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블레셋은 눈앞의 위협이 사라졌으니 이제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압은 자신이 쌓아 놓은 것이 자신을 지켜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생각한 것이 반드시 되며, 내가 경영한 것을 반드시 이루리라.”
이 말씀은 우리 인생에 힘든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이 아닙니다. 모든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선언도 아닙니다. 이 말씀은 지금 나를 위협하는 문제가 내 인생의 최종 결정권자는 아니라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문제가 커지면 그 문제가 내 미래까지 결정할 것처럼 생각합니다. 직장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내 경력이 끝난 것 같고, 관계가 멀어지면 다시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앞으로의 모든 삶이 무너질 것처럼 느낍니다. 현재의 고통이 미래 전체를 설명하게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우리의 시선을 현실에서 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현실보다 더 큰 현실을 보라고 말합니다. 앗수르의 군대도 현실이고, 블레셋의 불안도 현실이며, 모압의 눈물도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현실 위에 하나님의 뜻과 통치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상황을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이 심각하더라도, 상황이 하나님보다 크지는 않다고 믿는 것입니다.
어제 주일 말씀에서 우리는 하박국의 질문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박국은 유다의 악을 심판해 달라고 기도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유다보다 더 폭력적인 바벨론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박국은 하나님의 침묵뿐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까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오늘 이사야 말씀은 그 질문에 중요한 빛을 비추어 줍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나라를 잠시 사용하신다고 해서 그 나라의 악을 인정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악을 당장 막지 않으신다고 해서 악에게 역사의 주도권을 넘겨주신 것도 아닙니다. 오늘 강해 보이는 힘도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악을 사용하실 수 있지만, 악에게 주권을 내어주시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지금 잘되고 있는 사람을 보며 그 사람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힘을 가진 사람이 계속 이길 것 같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만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마음 한편에서는 하나님보다 힘 있는 사람을 더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말씀보다 세상이 사용하는 방식을 더 신뢰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힘의 크기가 옳고 그름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래 지속되었다고 영원한 것도 아니며, 지금 무너지지 않았다고 앞으로도 무너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도, 내일이 누구의 손 안에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오늘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다리는 연락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세워 놓은 계획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상황이 하나님의 경영을 취소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가 사라져야만 평안해지는 삶이 아니라, 문제가 남아 있어도 하나님께 붙들려 있는 삶을 구하십시오.
상황이 내 편이기 때문에 안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지 않으셨기 때문에 담대해지십시오.
내 삶의 마지막 문장은 문제가 쓰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쓰십니다.
나는 지금 어떤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평안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문제보다 하나님의 통치를 더 신뢰하기 위해 오늘 무엇을 내려놓아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