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읽는 묵상'
우리는 생각보다 결과보다 속도를 더 믿는 사람입니다. 열심히 살아도 정직한 사람이 손해를 보고, 성실한 사람보다 요령 있는 사람이 더 빨리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 마음에는 같은 질문이 찾아옵니다. "정말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 걸까?"
시편 9편도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놀랍게도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뒤에 감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 한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보좌를 바라봅니다. 그는 눈앞의 사건보다, 그 사건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먼저 봅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이 '도와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위기를 해결하는 분이 아니라, 역사의 방향을 붙들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현실을 부정하는 능력이 아니라, 현실보다 더 큰 하나님의 통치를 신뢰하는 능력입니다.
사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에 쉽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성과가 빨리 나오면 옳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의 인정이 많으면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악이 오래 지속되면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새
사실(fact)이 아니라 속도(speed)를 기준으로 진실을 판단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간은 다릅니다. 시편 9편은 악인이 결국 자기 손으로 판 함정에 스스로 빠진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죄에는 자기 자신을 무너뜨리는 힘이 있다는 뜻입니다. 거짓은 더 큰 거짓을 만들어야 하고, 욕심은 더 큰 욕심을 요구하며, 교만은 결국 사람을 고립시킵니다. 겉으로는 오래 버티는 것처럼 보여도, 죄는 언제나 안에서부터 사람을 무너뜨립니다.
반대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모든 일이 빨리 풀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삶은 환경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세상은 빠른 결과를 보여주며 우리를 조급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빠른 사람을 찾지 않으십니다.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을 붙드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 눈앞의 결과보다 하나님의 통치를 더 크게 바라보십시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보이는 현실에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기준으로 오늘을 해석하고 있습니까?
눈앞의 결과입니까, 아니면 여전히 보좌에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