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이음 묵상

은혜이음 묵상

해결되지 않은 문제 앞에서

이지열은혜이음교회
오늘의 본문시편 18장 16절펼치기

16그가 높은 곳에서 손을 펴사 나를 붙잡아 주심이여 많은 물에서 나를 건져내셨도다

개역개정

“그가 높은 곳에서 손을 펴사 나를 붙잡아 주심이여 많은 물에서 나를 건져내셨도다.” (시편 18:16)

살다 보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보다 더 힘든 순간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입니다. 해볼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았습니다.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누군가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 주어도 쉽게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보다 어떻게 괜찮아질 수 있는지가 더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어려움 자체만이 아닙니다. 내가 더 이상 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어려울수록 무언가를 더 붙잡으려고 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고, 어떻게든 상황을 통제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우리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시편에서 다윗은 자신의 처지를 '많은 물'에 빠진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은 발을 디딜 곳이 없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자신의 힘만으로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때 다윗을 구원한 것은 더 강해진 자신의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손을 내밀어 붙잡아 주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우리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더 놀라운 말씀이 있습니다. 19절입니다. “나를 넓은 곳으로 인도하시고 나를 기뻐하시므로 나를 구원하셨도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구원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윗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해야 인정받고, 쓸모가 있어야 필요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자신을 마주할 때, 존재의 가치마저 흔들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다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는가로 우리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으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것은 우리가 사랑받을 자격을 증명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 아닙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 속에서도 하나님께 버림받지 않았다는 믿음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넓은 곳으로 인도하신다는 약속은 모든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풀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의 어려움이 우리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늘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안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낙심하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붙잡는 힘보다, 우리를 붙잡으시는 하나님의 손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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